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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7-09 11:29 작성자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39회

"일하랴 아이 보랴"…워킹맘의 고단한 '독박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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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분석한 워킹맘의 감성어…걱정·죄책감
직장에도 가정에도 100% 충실하지 못해 죄책감 느껴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직장인 A(33·여)씨의 아침 6시.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아이 울음소리에 후다닥 잠이 깼다. 배고픈지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놓고 쌀을 씻어 밥을 안쳤다. 어제 먹다 남긴 설거지 그릇을 치우고, 아침을 차리고, 아이를 씻겨 어린이집 보낼 준비를 하다 보니 어느덧 8시가 가까워졌다. A씨도 대충 씻고 회사 나갈 준비를 했다. 이른 출근 탓에 아이를 어린이집에는 데려다 주지 못하고 대신 친정엄마에게 '바통터치'를 했다. 엄마랑 떨어지기 싫다며 떼를 쓰는 아이를 간신히 떼어놓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도 해봤지만 '경단녀'(경력단절 여성)가 되고 나면 이만한 직장을 다시 구하기도 힘들 것 같아 마음을 다잡는다.
부부를 똑 닮은 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건 큰 축복이고 행복이다. 하지만 육아의 현실은 마냥 핑크빛이 아니다. 오늘도 많은 워킹맘들은 직장인·생활인으로서의 삶과 엄마의 역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이같은 고민은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서도 잘 드러났다.
4일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1년 1월 1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블로그(7억3천82만7천399건)와 트위터(94억8천666만3천665건)를 통해 '워킹맘'에 대해 알아봤다.
◇ 아빠는 어디 갔나…'독박 육아' 중인 엄마는 '육아 독립군'
'독박 육아'는 남편 또는 아내의 도움 없이 혼자서 육아를 도맡아 하는 것을 말하는 신조어다. '육아 독립군' 역시 주변 가족들의 도움 없이 어린이집이나 파트타임 도우미에 의지해 아이를 돌보는 것을 말한다.
'독박 육아'는 2011년 2회 언급되면서 처음 등장했다가 매년 언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는 9천여건, 올해는 최근까지만 1만5천여건을 넘어 지난해의 2배 가까이에 달했다.
'육아 독립군' 언급량도 2011년 18회로 시작해 지난해 167회까지 늘었다.
이처럼 아이를 혼자 키우다시피 하는 육아 독립군은 아빠보다 엄마인 경우가 많다.
최근 5년 동안 SNS상 '워킹맘'과 '육아'의 연관어 가운데 '아빠' 또는 '남편'은 2014년 3천470회 언급되면서 10위권 내에 처음 등장했다.
이는 육아나 가사일 등 사적 영역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탓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워킹맘'과 '도움'의 연관어를 살펴봤더니 '친정엄마'가 1만4천562회 언급돼 가장 많았다. '아빠'나 '남편'은 1위에 오른 친정엄마보다 5천회 적은 1만여회 언급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매년 순위를 살펴보면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워킹맘이 도움을 받는 인물 가운데 '남편'은 2011년 6위에서 올해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이 깨지는 추세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육아에 대해 남성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남성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아빠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등 사회가 제도적으로 강제하지 않고서는 문화가 바뀌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 고민·걱정·스트레스에 죄책감까지 겪는 워킹맘
최근 5년간 워킹맘의 감성어로는 '고민'(7천899건)이 1위에 올랐다. 이어 '걱정'(6천580회), '스트레스'(5천330회)가 뒤를 이었다. 1∼3위 모두 대표적인 부정 감성어인 것이다. '경제적'도 2천879회 언급돼 순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최악', '죄책감', '갈등', '불만', '짜증', 고통', '폐해', '비난', '분노', '불안감'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워킹맘의 감성어로 꼽혔다.
주목할 점은 '죄책감'의 언급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감성어는 2011년 153회 언급돼 처음 등장했다가 지난해는 10배에 달하는 1천305회 언급돼 3위를 차지했다.
워킹맘이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직장에도 가정에도 100% 충실하지 못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공무원인 워킹맘 B(29)씨는 "출근한 동안 아이를 맡기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맡기고 나서도 마음이 내내 불편하다"며 "출산휴가가 보장돼 있고 비교적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나의 경우에도 일과 가정생활을 함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워킹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워킹맘&스트레스'의 연관어를 알아봤다. 1위로는 1만5천570회 언급된 '아이'가 꼽혔다.
이어 '가정'(6천376회), '부부'(5천112회), '남편'(4천39회), '시간'(4천276회), '육아'(4천684회), '직장'(4천155회) 등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영 교수는 "여성이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친정엄마에게 육아를 맡겨야 하는 등 여성의 사적 희생에 기대야 한다면 저출산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줄이지 않고서는 남녀 모두에게 육아는 어렵다"면서 "직장의 문화가 총체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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